김연수 개인전 < Entangled Rhapsody >

전시기간2024.07.11 ~ 07.17
주최/기획연수문화재단

Entangled Rhapsody
얽히고 엮인 세계

나는 모든 것이 서로 얽혀 있고 거기에 어떤 거미줄 같은 것이 있다고 믿는다. 그리고 우주의 모든 만물은 그 거미줄 속에서 서로 연결되어 있다고 …

내 작업은 거미와 거미줄의 은유로 시작된다. 그 안에서 거미는 우연성과 시공을 연결하는 동시성을 상징하는 존재가 된다. 거미가 내 작업의 테마가 된 것도 내가 예술가의 길을 가게 된 것도 바로 이와 같은 맥락에서였다.

나의 외할머니는 당대의 유명한 한국화가였다. 그러나 만난 적도 그림을 본적도 없는 그저 어릴 적 엄마의 무릎에서 듣던 먼 나라의 이야기였다. 그렇게 나는 어른이 되고 대학에서 문헌 정보학을 전공하여 기업체 자료실에서 일하였다. 그 후 결혼을 하여 자연스럽게 엄마가 되고 남편의 해외 발령지를 따라 호주로 갔다. 그리고 우연히 일상에서 벌어진 상황이지만 그때 내가 만난 거대거미 타란툴라는 내 내면의 깊숙한 빗장이 풀리는 시작이었다. 살충제를 뿌려도 창문에 붙어 한달 가량 같이 동거 하다가 어느 날 홀연히 사라진 그 생명체는 내게 자신의 존재를 알리려 하는 시그널 같았다.

시간이 지나고 나는 한국에 돌아와서 할머니의 흔적을 찾기 시작했다. 그렇게 10년이라는 시간이 지나가고 어느 날 우연히 컴퓨터를 켠 순간 할머니의 그림이 옥션에 나왔다는 믿을 수 없는 기사였다. 그렇게 달려가 그 그림을 내 손에 넣기 까지 75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. 그 후 나는 무언가에 이끌리듯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고 대학원에 들어가 회화를 전공하고 작가의 길을 가고 있다.

가끔 거실에 걸려 있는 할머니의 그림을 볼 때면 내게 말을 걸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. ‘나를 찾아줘서 고맙다’는

‘Entangled Rhapsody’는 할머니와 호주의 거미를 통해 과거 현재 그리고 우주와 삶의 모든 양식이 운명적으로 연결된 세상임을 경험하는 작업이다.

김연수 작가노트